메모리, 미미, 민우, 뮤즈의 ㅁ
민우가 출판사 사장을 만나는 장면, 애인 은혜의 아버지를 만나는 장면은 변형되어 3번이나 반복된다.
영화 전체에 걸쳐서 장면의 반복은 매우 많다.
대략의 삶에서 우리는 조금씩 변형될뿐 본질적으로 같은 것을 경험하며, 같은 존재로서 살 뿐이다.
단지 기억, 사랑이 있어 그 사람을 독보적이게 한다.
첫사랑은 그 사람을 그 사람이게 한다.
이명세의 이번 영화는 91년도 나왔던 '첫사랑'의 연작이라고 해도 좋지 않을까?
형식은 매우 다르지만(첫사랑은 연극을 연상시켰다면, 엠은 음악이 흐르는 갤러리를 연상시킨다.) 제재, 주제는 매우 닮아 있다.
시간과 존재, 그 때때로의 반목과 (사랑을 통한) 결합
이런 제목을 붙여서...
나는 무언가?
나는 나의 것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나는 상당부분 관계에 의해서 존재한다.
타인의 무엇으로서 존재한다.
타인이 갖는 어떤 이미지로서 존재한다.
타인의 어떤 이미지였던 스스로에 대한 회상으로 존재한다.
첫사랑은 이미지의 염료이다.
그 추억의 통에 들어갔다 나오면 우리는 어떤 이미지로 흠뻑 젖게 된다.
그런 면에서 봤을 때 첫사랑의 기억을 찾아가는 이 영화는 어찌 보면 숨어있던 자신의 정체를 찾아가는 미스테리 같기도 하다.
얼핏 '시민 케인'이 떠오른다. 물론 시민 케인은 스스로 그걸 찾는 것은 아니지만...
이명세는 친절하지 않았지만,
기억으로서의 미미가 잠이 든 첫사랑을 잠이 든 것도 아니고, 잠이 안 든 것도 아닌, 자신의 활동 공간, 꿈 속으로 이끌기 위해 부질없이 민우의 팔을 연신 잡아채는 장면을 보며
이명세가 천재라는 생각을 했다.
천재란, 범상치 않은 강도의 열정이 지속되도록 허용된 사람들이라고 난 생각한다.
어떻게 저런 경험을 잡아 냈는가...
어떻게 저런 장면으로 만들어 냈는가...
어쨌든 이명세는 자신만의 느낌, 각성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표현하도록 허용되었고,
사람들은 많든 적든 미친 짓은 아니라며 그의 표현에 주목한다.
이명세는 박제가 된 천재는 아니다. 다행히도...